Friday, March 23, 2007

Updated news from Korean Ambassadors from Pakistan, Afganistan, and Nigeria

좌담회] [아프간 폭탄테러 한국군 사망]“한국인 안전불감증 심각 …테러 표적 위험성 높다”
[아프간 폭탄테러 한국군 사망]“한국인 안전불감증 심각 …테러 표적 위험성 높다”
- 해당지역 공관장 긴급 좌담회 -
사회 : 정재욱 정치사회부장
김주석 주파키스탄 대사
- ‘밀착 영사서비스’등 대폭확대 ‘교민-대사관 연락망 더 공고히
이기동 주나이지리아 대사
-“우리도 타깃…”우려가 현실로 “현지기업 안전대책 강화해야
강성주 주아프가니스탄 대사
-탈레반 축출 공세에 불안 고조 NGO단체 他종교 포교 자제를
아프가니스탄 폭탄테러로 현지에 파병된 다산부대 윤장호 병장이 사망하는 참극이 빚어지면서 전 세계 위험지역에 진출해 있는 기업인, 교민, 여행객 등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 문제가 초미의 관심이 되고 있다. 이에 헤럴드경제는 27일 재외공관장회의 참석차 일시 귀국한 강성주(56) 주아프가니스탄 대사를 비롯해 이기동(59) 주나이지리아 대사, 김주석(56) 주파키스탄 대사를 초청, 긴급 좌담회를 가졌다. 아프가니스탄의 경우 올해 탈레반의 수도 카불 탈환 시도가 예상돼 어느 때보다 치안이 불안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이지리아의 경우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현지 근로자 납치 사태를 겪었고, 파키스탄은 이란 핵문제로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이들 위험지역 현지 치안 실상은 어떤지, 테러 및 납치에 의한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이들 지역 대사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봤다.
-사회=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 현역군인이 테러로 사망하는 참사가 빚어졌다. 우선 어떤 조치를 하고 있나.
▶강성주 주아프가니스탄 대사=올해 아프가니스탄 치안이 특히 불안하다. 안타까운 일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현지 부대원은 물론 체류 중인 근로자, 비정부기구(NGO) 관계자의 안전을 재점검하는 것이다. 윤 병장의 사후처리 문제와 관련해 현지 주둔 다국적군이 협조를 잘 해주고 있다는 것으로 보고받았지만, 공관 차원에서 주재국 정부와 협조할 일도 있을 것이다. 당초 일정을 앞당겨 귀임할 예정이다.
-아프가니스탄의 치안 상황은 어떠한가. 현지 체류 중인 한국인은 얼마나 되며 이들의 신변은 안전한가.
▶강 대사=근로자가 50여명, NGO 종사자 및 가족이 100명이 넘는다. 이들은 부대와는 멀리 떨어진 비교적 안전한 곳에 거주하고 있다. (치안이 워낙 취약해) 사고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의 신변 안전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일 것이다. 정보기관 등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중앙정부는 올해 탈레반 축출에 적극 나서고 있어 치안이 가장 불안 상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아직 아프가니스탄 중앙정부 권력이 지방에까지 미치지 않고 있어 수사도 안 되고 어떤 사람들이 (테러, 범죄 행위) 했는지 조사가 안 된다. 현지 정부의 치안 및 정보당국에 따르면 현지 주민들은 외국 기업이 아직도 자신들을 도와주러 온 것이 아니라 자기 이익을 챙기기 위해 국제금융과 결탁해 들어왔다고 이해하고 있다. 반정부 세력은 정부가 하는 일을 무조건 반대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치안이 불안한데도 NGO 등 한국인 진출이 있는 것으로 안다. 주의할 점은 무엇인가.
▶강 대사=앞으로 아프가니스탄 내 한국 NGO 관계자의 수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올해, 특히 7~8월 무렵 치안이 극도로 악화될 것이라는 걱정이 많다. 이 기회를 빌려 그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 아프가니스탄은 전후 복구를 도와줄 NGO 진출을 환영하고 있다. 그래서 지난 2002년 재건 과정 돌입시 NGO 수는 3000여개까지 치솟았다. 현재는 3분의 1 이하로 정리해 줄었다. 그 과정에서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NGO가 해선 안 될 사항을 법으로 제정했다. 대표적으로 두 가지이다. 첫째, 이슬람교를 세속화시키는 행위. 다시 말해 다른 종교를 전파하는 어떤 행동도 해선 안 된다. 둘째, 절대 영업행위를 해선 안 된다. 일부 사람은 NGO를 설립해 그 단체 이름으로 실질적으로 회사 이익 창출 활동을 한다. 실제 어느 외국 건설회사는 학교, 병원을 지어 자선사업을 하겠다고 해놓고 정작 세금을 포탈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한 경우가 있다. 주재국 정부에선 그 두 가지 사항을 상당히 주시하고 있어, 의심행동은 적극 피해야 한다. 체류자 안전대책과 관련해 정부에선 나이지리아 사태 이후 외교부 차원에서 현지 조사단을 파견해 안전대책을 종합적으로 세우고 있다. 현지 공관에서도 그와 관련해 주재국과 협의 중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기본적으로 현지 치안이 악화된 상황에선 정부가 취하는 대책에도 한계가 있다. 아프가니스탄에 오게 될 국민은 공관과 기민한 접촉을 유지해야 한다.
-이번 아프가니스탄 테러를 비롯해 최근 국제사회에서 위상이 높아진 때문인지 한국인이 테러의 주요 대상으로 부상한 느낌이다. 현지 진출 기업, 교민 안전 실태는 어떤가.
▶이기동 주나이지리아 대사=(현지 납치, 테러가) 광범위해지면서 우리가 포함됐다. 지난해 6월 대우건설 근로자 피랍 사건을 계기로 ‘우리도 표적이 될 수 있구나’ 경각심이 일었다. 하지만 우리 기업, 근로자가 일차적 표적은 아니다. 작년 한 해만도 그렇고 납치, 테러에 의한 피해는 다른 나라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다. 한국인이 표적이라기보다는 일반적 치안 불안 지역에서 납치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최근에는 중국 필리핀 동구권 등 국적 불문하고 무차별적으로 이뤄진다. 부국이냐, 아니냐 개념이 없다.
▶강 대사=수년 전부터 한국 NGO가 활동해왔는데, 지난 2월 초 한국인을 타깃으로 한 테러 정보가 입수됐다. (편집자주: 이후 외교통상부는 아프가니스탄을 여행제한지역으로 설정) 그만큼 테러에 상대적으로 많이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그 이유로 일단 한국인은 현지인과 외모가 비슷해 ‘현지인과 유사한 복장을 하고 움직이면 상당히 안전하다’는 인식이 퍼져 있어 자유롭게 움직였다. 그러나 다른 외국 거주자에 비해 경호원, 경비회사 지원을 받는 것이 약했다.
-위험지역에서 우리 국민의 안전의식에는 문제 없나.
▶이 대사=안전의식이 결여됐다는 생각은 안 든다. 그런 사고가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기업의 경우 예산을 편성할 때부터 안전 문제를 고려한다. 실제 무장경찰, 해군 경비도 갖추고 있고 이동시에는 무장경관도 동승하는 등 나름대로 안전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설 현장이 보트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지역에 있는 데다 무장세력의 화력이나 이동수단이 경비병력을 압도하기 때문에 돌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김주석 주파키스탄 대사=파키스탄 교민들은 현지 사정을 잘 알기 때문에 조심한다. 상황이 나빠지려면 대사관과 연락을 취한다. 하지만 일부 교민은 ‘여지껏 괜찮았는데’라고 방심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배낭여행객들은 대사관에 연락을 취하지 않아 직접 연락할 방법이 없다. 파키스탄만 해도 넓고 지역마다 상황이 다르다. 민감한 지역이 있기 때문에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 여행하다 보면 위험에 봉착할 수 있다.
▶강 대사=아프가니스탄은 세계 각국에서 NGO 수가 가장 많은 지역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안전이 아직은 불안한 지역이고 이슬람 국가이기 때문에 율법에 위배되는 활동을 하면 위험도가 높아진다. 일단 입국 전에 공관에 안전 관련 자문을 구하거나 방문 또는 전화를 통해 브리핑을 받는 등 활동하면서도 유기적인 연락체계를 유지해야 한다. 대사관 사이트에 어느 지역 위험하다든지 치안 정세를 올려놓도록 했다. 기본적으로 사이트를 한 번 보고 부족할 때는 메일이나 전화로 질문하면 알고 있는 가능한 정보를 제공, 안전에 이상없도록 노력하겠다.
-정부 대책으로는 어떤 게 있을 수 있나.
▶강 대사=현지 주민들과 의사소통하고 의견도 반영하면서 기업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현지 주민을 많이 채용하고 공공사업도 해주고. 물론 개인 회사가 그런 것까지 커버하는 데는 한계가 있긴 하다. 단기적으로 해결할 대책은 없는 것 같다. 단, 장기적 대책이라면 현지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 예산 지원을 늘려서 정부 차원에서 작은 사업이라도 해준다면 외국기업에 대한 주민들의 오해를 씻는 데는 도움이 될 것 같다. 다른 나라에 비해 아프가니스탄에는 공적자금이 많이 투입되고 있는데 지방에까지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김 대사=파키스탄의 경우 대사관은 수도에 있지만, 교민들은 다른 대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주요 대도시인 라오르만 해도 대사관에서 차로 5시간 거리에 있다. 제대로 된 영사 서비스를 하기 어렵다. 전세계적으로 (그런 나라) 여러 곳 있다. 정부에서 올해부터 교민이 있는데 영사 서비스가 어려운 곳에는 영사협력원을 둘 방침이다. 파키스탄은 라오르 한 곳에 두려고 한다.
▶이 대사=테러, 납치 사건이 끊이지 않는 주된 이유는 현지 정부에 대한 무장세력의 불만이다. 따라서 외국 국가에서 하는 얘기는 듣지 않는다. 지금 기업들이 간접적으로 지역에 대해 지원을 많이 해주고 있다. 학교도 지어주고 현지인을 채용하고 있다. 하지만 집단 구성원들의 요구를 다 맞춰주기 어렵다. 주재국 정부에서도 해결하기 어려운 것이 많다. 나이지리아의 경우 유전지대인 니제르 델타가 원래는 농업, 어업 터전이었다. 그런 곳에 유전을 만들어 생활터전을 잃은 국민에 대해 정부 지원이 취약해 불만이 많다. 외국기업들이 학교를 짓거나 우물을 파주는 등 현지 커뮤니티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은 하고 있지만 일과성에 그치고 있다. 근본 대책을 강구하기 어렵다. 나이지리아 정부가 무력을 사용해 무장세력을 소탕하려 해도 늪지대 등 수로가 많이 발달해 있어 소재 파악도 어렵고 많은 병력을 투입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전반적인 치안 사정은 좋아지는데도 불구하고 납치 사건은 많아진다. 특히 올해에는 대통령 선거, 주지사 선거 등 정치 일정으로 인해 현지 치안이 악화일로에 놓일 것으로 전망된다.
-파키스탄은 최근 이란 핵문제로 불안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위험상황 발발시 대처방안은.
▶김 대사=파키스탄은 국제사회의 대테러전 최전방에서 기여를 하고 있는 나라다. 아프가니스탄에 평화가 오면 파키스탄 치안도 많이 좋아질 것으로 본다. 이런 가운데 이란 문제가 새로운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파키스탄 내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염려를 많이 하고 있다. 무샤라프 대통령도 중동 순방 하면서 그 문제를 포함해서 이란 핵문제 포함해서 기여해 보려고 많이 노력을 하고 있는데 좋은 성과 있길 바라고 있다. 우리 정부는 상황이 악화될 경우 그에 맞는 대책을 세워 이행할 것이다. 지난 2002년 파키스탄은 9ㆍ11 테러 이후 인도와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전쟁 위기까지 대두된 적이 있었다. 당시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한 비상계획을 많이 세워뒀다. 향후 상황이 악화되면 당시 그런 계획들을 토대로 충분한 계획을 세워 이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권로미 기자(romik@heraldm.com)
사진= 안훈 기자(rosedale@heraldm.com)
주아프가니스탄대사, 주파키스탄대사, 주나이지리아대사 출 처: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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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기고문
[좌담회] '오지 공관' 동티모르·네팔·아제르바이잔·코트디부아르 대사 생생 체험담
"하루 7시간 정전 일쑤고 풍토병 주사 직접 놓기도"폭동 구경하다 총맞은 여행객도… 분쟁지 여행땐 안전지침 따라주길오지국과 외교 협력은 미래 위한 투자… 中 적극적 행보처럼 외교 넓혀가야
4개 오지 국가 대사들이 지난달 28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외교활동의 어려움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왼쪽부터 류광철 주 아제르바이잔 대사, 남상정 주 네팔 대사, 이지하 주 코트디부아르 대사, 문호준 주 동티모르 대사. 손용석기자 stones@hk.co.kr
한국일보는 지난달 26~28일 열린 재외공관장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귀국한 동티모르(아시아) 네팔(아시아) 아제르바이잔(동유럽) 코트디부아르(아프리카) 4개국 대사를 초청, 28일 좌담회를 가졌다.
한국 대사관이 개설된 곳은 192개 유엔 회원국 중 100여개국. 그런데 4개국 공관은 외교통상부가 ‘오지(奧地) 공관’으로 분류하는 나라다. 더구나 얼마 전까지 내전 또는 전쟁상태였고 지금도 정정이 불안한 ‘분쟁지역 공관’이기도 하다. 가기 어렵고, 생활하기 어렵고, 위험하기까지 한 이곳에서 외교활동과 교민보호에 여념이 없는 대사들로부터 오지 외교의 생생한 체험을 들어 봤다.
_오지인 동시에 분쟁지역이어서 교민ㆍ여행객 보호에 어려움이 많을 텐데.
남상정 주 네팔대사= “지난해 8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봉 인근 계곡에서 우리 배낭족이 실족사해 마을 사람들에 의해 발견된 적이 있다. 인적이 드물다 보니 실족 후 수개월이 지난 상태였다. 경찰의 연락을 받은 우리 영사가 시신을 확인하는 데만 3일 걸렸다. 직접 등반해 현장으로 가야 했기 때문이다. 베이스 캠프가 있는 고지 같은 경우 헬기를 이용하지 못하면 1주일을 걸어가야 한다. 국내 여행객이 히말라야 산악 트래킹을 할 경우 관광가이드의 안내를 받든지 2인1조로 행동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아 사고 위험이 높고 사고 시 처리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우리 여행객 중에는 민주화운동으로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는 수도 카트만두에서 시위가 재미있다고 구경하는 사람도 많다. 위험을 자초하는 행동이다.”
문호준 주 동티모르대사= “지난해 5월 해고군인의 반란으로 시내에서 총격전이 발생했는데 사업차 온 우리나라 회사원 중 한 명이 총소리를 듣고 바깥으로 나왔다가 유탄에 맞은 적이 있다. 위험한 곳일수록 호기심보다는 신변안전을 중시해야 한다. 남 대사는 2인1조를 말씀하셨는데 나는 3인1조로 행동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사고를 당하면 한 사람은 사고당사자를 보호하고 다른 한 사람은 신속히 대사관에 연락해야 하기 때문이다. 동티모르 같은 분쟁지역에 왔을 경우 대사관에 미리 연락을 해 줬으면 좋겠다.”
이지하 주 코트디부아르대사= “2004년 12월 대규모 유혈폭동사태 이후 교민인구가 300명에서 150명으로 줄었다. 폭동 당시 초기단계에는 교민들이 대사관 지시에 잘 따랐는데 시간이 갈수록 긴장도가 떨어지면서 불감증이 생겼다. 상황이 발생하면 인터넷에도 올리고, 전화도 돌리고 하는데도 교민에게 상황전달이 제대로 안 되는 경우가 많다.”
_대사관 직원이나 교민들이 풍토병과 생활시설 미비로 겪는 어려움도 클 것으로 생각된다.
류광철 주 아제르바이잔대사= “치료문제가 심각하다. 아제르바이잔의 수도인 바쿠에서도 의사의 수준이 낮고 제대로 된 의료시설이 없어 병이 나면 무조건 다른 나라로 가야 한다. 과거 공산주의 체제였기 때문에 체육시설 등 가족 여가시설도 거의 없다. 주말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항상 고민이다. 수도인 바쿠는 19세기 말 석유산업이 처음으로 상업화한 도시로 현재도 산업시설이 많다. 더구나 최근의 경제개발 붐으로 전체인구 800만 중에 300만명이 바쿠에 산다. 그러니 공해가 오죽 하겠는가.”
남 대사= “네팔은 11년 간 마오이스트와의 내전으로 인프라가 거의 없다. 공산품과 유류를 100% 인근 인도에 의존한다. 더욱이 지금은 민주화 운동에 따른 혼란으로 불편을 겪는 일이 많다. 카트만두로 진입하는 도로가 시위대에 점거되면 생필품이나 기름이 언제 공급될지 모른다. 이 때는 정전이 하루 6, 7시간씩 계속되기도 한다. 위험한 풍토병은 없지만 의료수준이 낮고 시설도 없어 현지에 봉사단으로 나온 우리 협력 의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고작이다. 이 때문에 큰 병이 나면 인근 태국으로 가서 치료를 받는다. 네팔 수상도 우리와 비슷한 고통을 겪어야 할 정도다.”
이 대사= “수도를 옮겨야 했을 만큼 말라리아 황열병 뇌수막염 등 풍토병이 심하다. 말라리아는 대사관 직원이나 교민들이 일상적으로 걸리기 때문에 응급처치용 주사기를 준비해 놓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수도 아비장에 유럽 모 화학회사가 독성이 강한 폐기물을 버리고 가 15명이 죽고 12만명이 호흡기 장애 등 각종 질병에 시달렸다. 폐기물 투척장소가 대사관에서 불과 3㎞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는데도 당국으로부터 아무런 정보를 받지 못했고 유언비어만 돌 뿐 현지 언론도 무감각했다. 상당기간 마스크를 쓰고 다니느라 혼이 났다.”
문 대사= “타국의 무관이 뎅기열에 걸려 후송된 지 3일 만에 사망한 일이 있었다. 우리 대사관 직원도 두 번이나 말라리아에 걸렸지만 다행히 회복됐다. 말라리아나 뎅기열은 면역이 생기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일단 감기기가 있으면 지체 없이 확인하고 있다.”
_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오지 국가와 외교관계를 지속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이 대사= “코트디부아르는 정세와 치안이 불안하지만 서부아프리카의 중심국가다. 코코아 생산량은 세계 1위고, 커피 목재 등 자원도 풍부한 국가다. 앞으로 협력해서 개발할 대상이기 때문에 당장 어려움이 있더라도 참아 내야 한다. 유엔 등 국제기구 협력차원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상대다.”
남 대사= “네팔은 사실 광물이나 석유자원도 없는 세계 최빈국이다. 그런데도 국내 모 건설회사는 적자를 감수하면서 사업을 계속한다. 그 이유는 개발 원조를 받아 인프라 구축에 나설 경우 엄청난 건설시장이 생기기 때문이다. 좀 좋아진다 싶어서 뒤늦게 뛰어들면 이미 늦다. 초기 투자가 중요하다. 외교관계 유지는 바로 이런 차원이다.”
류 대사= “석유 가스 등 자원 부국인 이곳에 서방자본이 들어와 대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여전히 인프라가 낙후돼 있고 산업다변화 필요성도 제기된다. 한국과 이에 대해 협력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우리가 외교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노력할 가치가 충분히 있는 나라다.”
문 대사= “동티모르는 천연가스 부국이지만 개발이 안되고 있다. 기업들이 많이 관심을 가져야 할 나라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 정부가 신생국인 동티모르에 대외원조를 하면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신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대외원조는 미래를 위한 투자다.”
_최근 중국의 적극적인 대 아프리카 외교가 화제가 되고 있는데 우리의 오지외교에서 부족한 점은 무엇인가.
남 대사= “이른바 대국외교를 펼치는 중국이나 경제강국 외교를 지향하는 일본에 비해 우리 외교관 수가 적다. 일본은 17명, 중국은 30~40명 규모인데 우리는 4, 5명밖에 안 된다. 주재국과의 협력관계나 정보 수집ㆍ제공, 기업서비스, 교민ㆍ여행객 보호 측면에서 경쟁이 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국민의 기대는 선진국 수준이니 어려움이 크다. 미래를 위한 투자라 할 수 있는 대외원조가 올해 늘어난다고 하지만 아직 우리 경제위상에서 볼 때 창피한 수준이다.”
류 대사= “우리 현실에서 여전히 한반도 주변 4강 외교가 중요하지만 외교관계의 동심원을 점점 넓혀가야 한다. 외환위기 이후 해외 공관을 대폭 축소시켰는데 우리 국력에 비해 공관숫자가 지나치게 적다. 중국의 아프리카 공략은 서방이 손대지 않은 미개발지역을 찾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이 대사= “사실 유럽 같은 서방세계는 원조 제공 때 인권 같은 경제외적 문제를 평가한다. 반면 중국은 에너지 확보 등 전략적 측면에서 필요하면 무조건 한다. 그래서 전략적 원조라는 부정적 평가도 있다.”
_아프가니스탄에서 자살폭탄테러로 한국군 병사가 희생됐다. 분쟁지역 대사로서 해외파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류 대사= “국제사회나 유엔 회원국의 일원으로서 일정한 목소리를 내려면 책임도 나눠야 한다. 특히 유엔은 평화유지군(PKO) 예산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큰 전쟁은 없지만 국지전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PKO 파병은 정치적인 대외원조로 생각해야 한다.”
남 대사= “1993년 소말리아에 PKO를 파병할 때 공병부대인 상록수부대를 보내는 업무를 맡았다. 당시 이탈리아 전투부대가 우리 부대 경호를 맡았다. 과연 위급 상황이 발생하면 우리 군을 제대로 지켜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비 전투부대를 보내더라도 자체 방어부대가 함께 가야 한다. 다국적군과 정치적 성격이 다른 PKO는 임무과정상 희생에 대한 각오를 해야 하고, 이를 국민에게도 알려야 한다.”
문 대사= “한국전쟁 당시 유엔 참전국 군인들의 수많은 희생이 있었다. 참전국들은 이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고 우리의 발전상을 자랑스러워 하면서 한국에 진한 유대감을 갖고 있다. 윤장호 병장의 희생이 가슴 아프지만 국익과 대승적 차원에서 판단이 돼야 할 일이다.”